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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복음주의 유산Review by B./Books 2011. 12. 21. 09:10반응형
역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한국교회에서 복음주의는 보수주의의 동의로, 신학적으로는 근본주의를, 정치사회적으로는 우익의 입장을 대변하는 형태”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나 교회 내 갈등 혹은 권력 투쟁이 전개되는 자신이 바로 복음주의라며 상대편의 정통성(?)을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경향을 보인다.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당시 000목사의 예)
하지만, 복음주의는 그보다 더 깊은 역사적 이해와 보다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한국의 복음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 개신교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는 미국의 복음주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한국 개신교와 한국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미국교회사 혹은 미국의 복음주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없이 읽기에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본 책은 복음주의에 대한 잘 구성된 역사서라기보다는 초기 복음주의 운동의 중요한 그러나 지금은 생략되거나 간과되고 있는 사회적 관심에 대한 특징들을 실제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설명해 놓은 일정의 “a reader”와 같다. 휘튼대학의 진보적 설립자였던 조나단 블랜차드, 보음전도자였던 찰스 피니를 다루는 점이나 기존의 복음주의사가들에 의해 간과되어 온 노예제도 폐지운동이나, 여성에 대한 관심들을 사례별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는 미국 복음주의에 대해서 잘 소개하고 있으나, 미국 복음주의의 전반적 개괄을 알기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운 점을 뛰어 넘고도 남을 정도로 본 책에서 다루고 있는 복음주의 운동의 특징은 교회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진다.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채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 갇힌 복음의 진정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복음주의의 유산의 재발견과 같을 것이다.
서문에서도 간단히 소개되고 있지만, 미국 복음주의를 이해하는 두가지 중요한 패러다임은 하나는 Marsden에 의해 제시된 장로교(프린스턴) 중심의 접근방식과 다른 하나는 본 책의 저자인 Dayton이 제시한 웨슬리안적 관심, 부흥운동에 초점을 맞춘 이해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학계의 주류가 후자가 아닌 전자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본 책만을 읽고서는 복음주의를 이해하는 아쉬운 점을 남기지만, 동시에 본 책에 소개된 Dayton의 시각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미국 복음주의에 대해 균형된 관점을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본 책이 지니는 또 다른 중요한 의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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