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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합니다.
    Bethel's Thought 2012. 5. 1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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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철지난 이야기다. 사실 한참 논쟁 중일 때 글을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되어서 이제야 글을 쓴다.


            지난 4월, 한국에서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이 있었다. 현대 새로운 문화적 아이콘, 특히나 파격과 음악성이라는 재능을 동시에 겸비한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의 논쟁이 공연 전에 뜨겁게? 타올랐다. 아니 어찌보면 사실 공연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비록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일부의 목소리였고, 이들의 반대를 언론을 통해 이슈를 만들었던 사람들에게 더 뜨거웠던 게 보다 정확한 시각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레이디가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가, 그동안 내가 알던 것은 그녀의 음악세계가 아니라 파격적인 의상에 대한 언론의 구설수가 전부였었으나, 이번 공연을 둘러싼 논쟁을 통해 레이디 가가의 뮤직비디오와 공연 장면을 직접 찾아봤다.


            그녀의 음악세계를 보고 난 뒤, 처음으로 든 생각은 “레이디 가가 공연을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였다. 기독교라는 종교적 범주 안에서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 혹은 세계관을 위협할 수 있는 내용들, 보다 정확히는 레이디 가가는 기독교적 메타포를 역으로 사용하면서 자신의 음악세계에 투영시키는 것으로 (적어도 내 눈에는) 기독교의 반대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혹자는 기독교의 종교관이 배타적 신념을 기반으로 한다고 비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의 종교적 세계관을 비판한다면 그 역시 또 다른 이름의 배타적인 종교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기독교의 세계관이 아닌 기독교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말이다.

            자신들의 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여 다른 문화적 행위를 반대하는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민주와 자유주의를 기치로 내건 사회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억압”과 “차별”의 잣대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하여튼 레이디가가의 음악세계, 특히나 종교적 메타포를 사용하는 부분들은 기독교에서 반대할 만한 내용들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그러한 세계관이 아니라 동성애를 문제로 가지고 나왔다는 점이다.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 내부에서의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며, 사회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차별은 인권에 대한 문제로까지 해석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동성애를 이슈로 가져온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참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본다. 레이디 가가의 음악세계는 동성애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반대의 목소리를 (물론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체계 안에서만 가능하겠지만,) 낼 여지가 있는데도 왜 동성애를 가지고 왔는지 이해가 잘 안 간다. 내가 본 종교적 메타포의 문제성보다도 동성애라는 이슈가 그들?에게 더 컸었기 때문일까....

            두 번째로는 현재의 한국 기독교가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해서 묻고 싶다. 물론 한국 기독교라는 범주 안에는 다양한 목소리와 활동들이 있기 때문에 일반화시켜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화의 오류라는 것을 전제한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했던 사람들은 그녀의 공연이 사회를 혼란과 타락으로 이끌 것이라는 암묵적 전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재의 한국 기독교가 사회 도덕을 지키는 수호자 아니 최소한 도덕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묻고 싶다. (이 표현은 정말 오류다. 한국 기독교에는 약자를 돕고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있다. 문제는 사람들의 눈에 띄는 분들께서는 그런 면보다는 안좋은 부분에서 더 부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개화기에 기독교가 전래되었을 때, 기독교는 단순한 외래 종교가 아니었다. 억압과 불평등의 사회체제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가치체계였을 뿐 아니라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줄 “이이제이”의 수단이기도 했다. (물론 일부 선교사들은 오히려 외세의 이익을 챙겨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오늘날 기독교인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진 이유 중의 하나는 그때로부터 형성된 아니 고양된 기독교에 대한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한 데서 나오는 반발이라고 본다.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눈에 띄는 기독교인과 단체로 인해 사회적 신뢰감을 잃어버리는 기독교가 도덕을 내세우며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레이디가가의 공연을 반대했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찬성하는 입장이 있는 것처럼 나는 기독교의 상징체계를 왜곡시키고 자신의 종교적 세계관을 노래 속에 담는 그녀의 노래가 싫다. 하지만, 그런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기대하고 그녀의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다르지만 혹은 전혀 반대의 입장이지만, 나는 이런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기독교에서는 충분히 레이디가가의 공연을 반대할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이유가 단순히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체계와 보다 밀접히 연관되었으면 좋겠다. 동성애도 물론 기독교의 종교적 신념체계와 연관된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레이디가가의 음악세계와 기독교 세계관의 충돌이라는 큰 명제 아래서 본다면 동성애는 소소한 문제일 뿐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안녕을 위해 공연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전에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헌신적인 모습을 기독교가 먼저 갖추었으면 한다.


            마더 테레사의 이야기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단순히 낙태를 반대한다고 하기보다는 그 아이들을 자신들에게 보내달라고 한 그녀의 목소리는 그 어떤 낙태 반대론자들의 지지보다 호소력이 있었다. 그 호소력을 가진다면 이번 레이디가가의 공연반대가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 의해 조롱거리로 전락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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