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온이 망한 이유

네이트온은 망했다라고 단정한다면 그것은 틀린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내 자신을 비롯하여 내 주변 사람들이 더이상 네이트온을 사용하지 않는 관점에서 네이트온은 사실상 망한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한때는 PC메신저 시장을 제패했다고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던 네이트온이 이렇게 쇠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두가지 이유가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첫째, 네이트온이 대표 PC 메신저로 부각되면서 많은 잡음이 끼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은 네이트온을 통한 피싱이다. 어느날 갑자기 친구로부터 "잘지내"라는 말로 시작하며 급한 사정으로 인해 돈을 빌려달라는 메시지를 네이트온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계정이 한번 털린 이상, 사람들은 네이트온을 기피하게 되었죠.

두번째 이유로는 네이트온은 사람들이 PC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는 시점에 능동적으로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아이폰의 출시 이후,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사람들은 pc에서 하던 일, 특히나 지인과의 연락을 모바일로 가져오고 싶어했지만 네이트온은 여기서 뒤쳐졌습니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그리 늦지 않은 시점에 모바일용 앱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모바일용 앱으로서의 기능은 부족했었죠. 배터리 소모나 로그인 문제 등.... 

두번째 이유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IT기술의 빠른 변화는 플랫폼의 전환을 가져오는데,

기존의 것을 지키기? 위해 망설이다가는 결국 시기를 놓치고 뒤쳐지게 된다는 것이죠.

마치 19세기말-20세기초에 한반도에서 반복되었던 현상과 비슷합니다.

전통을 지킬 필요는 명확했지만, 

변화하는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결과는 이후 약 반세기동안 한반도를 속국으로 만들었고,

(속국의 이유는 대내적 원인 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주변강국의 탐욕이라는 대외적 원인이 컸지만,,)

그 부작용은 아직까지 이른다고 봅니다...

조금 이야기가 길었지만,

오랜만에 싸이월드에 로그인하려고 홈페이지에 갔더니

웹상에서 네이트온을 로그인하는 옵션을 미리 설정해 놓았더군요...

플랫폼의 변화에 따르지 못하고 여전히 강제적으로 사람을 끌어놓으려는 마지막 손짓같아 

씁쓸하기도 조금 불만족스럽기도 했습니다..... 

싸이월드가 망한 이유: 미진한 플랫폼의 적응과 잘못된 타게팅의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