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전자책리더, 스토리HD

비운의 E-Reader, Story HD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되었던 아이리버의 Story HD가 며칠 전 한국에서 출시되었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한국에서는 외관은 미국에서 출시된 Story HD이지만, 실제는 기존의 디스플레이(800*600)을 유지한 새로운 형태?의 모델을 Story K라는 이름으로 99,000원에 이미 팔았습니다. 그리고 석달 뒤, 미국내 출시되었던 동일한 제품인 Story HD를 비로서 출시했습니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디스플레이로, 해상도가 (1024*768)로 비약적으로 높아짐으로서 pdf 파일 보기에 보다 편해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16gray로 보다 다양해진 흑백 명암의 표현이 또 하나의 중요한 장점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킨들3, 스토리W, 삼성이북(삼성이 사업접으면서 이름도 잊어버렸음..), 누크, 아이패드2 등을 모두 사용해 보았지만, 눈의 피로도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가장 많은 파일을 읽어낼 수 있는 기기는 단연 아이리버의 스토리였습니다. 그런 스토리의 보다 개선된 모델인 Story HD는 당연 눈길이 가는 제품이었지만, 무엇보다 가격 대비 컨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부진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은 아예 별도의 시장을 형성해버렸고, 스토리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아마존의 킨들이지만, 아무리 스토리 HD가 구글북스와 연계되었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컨텐츠를 보유하고 전자책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아마존 킨들과는 컨텐츠면에서 싸움이 되지 못해서 북미시장에서 처참히 외면받았습니다.

        그 결과가 지난 2월과 3월에 걸친 스토리 HD 땡처리였습니다. 미국내 대형마켓 중 하나인 Target에서는 정가 139$인 스토리 HD를 무려 49$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정리해버렸습니다. 한국의 커뮤니티에서도 일부 소개되면서 구매대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 기기를 구매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늦은감은 있지만 부랴부랴 Target을 방문해 보니, 이미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거의 다 재고가 소진되어 없는 상황이더군요....

아쉽게도 49$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땡처리된 스토리 HD가 한국에서는 129,000원으로 판매를 이제야 시작했다는 소식은 조금 씁쓸합니다.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한 태블핏 Pc의 영향력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e-ink방식을 사용한 전자책의 활용도와 필요성은 크다고 봅니다. 다만, 보다 전문적으로 책을 보는 사람들을 위해 해당기기가 보다 프로페셔널해지지 않으면 소소하게 책을 보는 이들이 전자책 전용리더기를 선택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리버에 제한하고 싶은 것은 부디 6인치가 아니라 전자책과 신문, pdf 자료를 많이 봐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최소한 1024*768이상의 해상도와 9인치급의 제품을 내놓았으면 합니다. 물론 가격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태블릿 pc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일 겁니다.

        아울러 전자책의 자신만의 메모를 남기고 이를 동기화하는 방법(구글닥스, 에버노트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싱크의 허브가 되고 있는 태블릿pc와 경쟁할 수 없겠죠.

        하지만, 아이패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혁신적인 제품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시장(pc와 스마트폰의 중간)을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아이패드의 시장 개척이후 왠만한 업체들이 너도나도 타블릿pc 제작에 뛰어든 것처럼, 그리고 아마존에서 킨들을 통해 전자책 시장을 활성화시킨 것처럼 독자적인 시장과 소비자를 향한 선구적인 노력이 없다면, 스토리HD와 같은 비운의 기기들은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뒤늦게 출시된 스토리hd, 국내에서는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