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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소아 응급실 방문기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기/Useful tips 2014. 1. 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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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갑자기 아이(2살, 유아)가 아빠 코에서 "이거 좀 빼져 (빼줘)"라며 오더군요. 처음에는 코딱지를 파려는 줄 알고 웃으며 보니까, 제법 내부의 이물질이 커보이더군요.

    "코딱지야?"

    그랬더니,

    "아니.. 콩이야"

    (그순간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간식으로 견과류를 먹곤 했는데, 피스타치오 아몬드를 코에 집어넣은 것입니다.

    아이가 울지 않고 있었지만, 소심한 저는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코입구에서 약 3-5mm 안쪽에서 피스타치오 아몬드가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코를 풀어 보라고 했었는데, (2살이지만 이미 코를 푸는 법을 앎)

    콧물만 나올뿐 빠져나오지 않더라구요.

     

    핀셋으로 꺼낼까 하다가 혹시나 몰라 아는 응급실 의사 선생님(한인)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편안한 목소리로 언제 얼마나 들어갔냐 라고 물어보시더니, 빼는 도구로 빼어내야지 바깥에서 억지로 빼내려고 하면 더 들어간다고 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다만, 환자가 아이이다 보니, 빼는 도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토요일오후여서 우선은 Urgent Care 갔습니다.

    접수처에서 처음에는 영어로 코에 이물질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는데, 잘 못알아들어서 다시 똑똑히 말하니까, 콧물흐르는 걸로 단순히 생각하다가 의사를 불러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이용 도구가 갖춰진 소아 전문 응급실로 가라고 하길래 서둘러 다시 소아 전문 응급실로 갔습니다.

     

    다행히 집 주변에 Children's Health Care라는 제법 큰 소아 병원이 있어서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미국에서 소아 응급실은 처음 갔는데, 참 분위기가 편안하더군요.

     

    한국의 응급실과 같은 급박한 분위기가 아니고, 평일 오전의 한산한 일반 병원의 느낌…

    제일 처음에 접수를 하고 나면, 의사를 만나기까지 2번의 대기실(waiting room)을 지나게 되어 있습니다. 최소 접수처에서 한번, 기초 진단(키, 몸무게 등)을 한 뒤, 아이의 손목에는 환자표시를 붙이고, 보호자의 경우 별도의 테이프를 부착해야지만 실내 입장이 가능합니다.

    한국의 응급실과 같은 열린 병실이 아니고, 방으로 되어 있는 개별 진료실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아이의 옷을 벗기고 수술복과 같은 옷을 입으라고 하더군요. 그전까지 울지 않던 아이가 알수없는 진료도구가 가득하고, 대기실에서 보이던 만화도 안하는 이상한 공간에 들어가 긴장한 탓인지 그때부터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울어 간호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만 콧물과 함께 피스타치오 아몬드가 빠져나왔습니다.

    이 순간은 다행과 안도의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리고는, 미국은 병원비도 비싼데, 그냥 가야겠다 싶었는데, 안된다고 하더군요.

     

    잠시 몇 차례 다른 간호사 및 의사가 들어와 상황을 보고 몇가지 체크를 한 뒤에 가도 좋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여기까지 약 1시간 걸렸습니다…

    한산한 상황이었는데도 말이죠…

    나중에 보니, 각 의사 및 간호사의 소견을 일일이 기록하여 프린트한 결과물을 주고, 코에서 피가 나거나 별도의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까지 다 있더군요.. 자세한 설명은 감사하기는 했지만,,,,, 결국 진료비는 125$.. 한국돈 약 13-4만원을 청구하더군요..

     

    나중에 더 찾아보니, 코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오래되면 콩이 부는 경우, 억지로 빼내려다가 점막을 손상시키는 경우, 등등 벼래별 상황이 다 있더군요. 처음에 응급실을 권유해주신 담당 의사선생님도 (나중에 이야기해주셨는데) 눈에 보이는 위치에 들어간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를 막는 경우도 많다며, 자신은 아이가 어렸을 때 집에서 땅콩을 다 치웠다고 이야기하시더군요.

     

    큰 사고없이 돈만 지출하고 해결되기는 했지만, 미국에서는 정말 의료비가 세다는 점과 유아전문 병원으로 바로가야한다는 교훈을 얻은 날이었습니다.


    ----- 업데이트 -----


    그로부터 며칠 뒤, 추가로 더 병원비를 내라며 고지서가 날라왔습니다.... ㅠㅠ

    13-4만원은 제가 납부해야 할 비용의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bethelan.tistory.com/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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